구강 마이크로바이옴 케어 - 내 몸을 지키는 힘
입 속 세균이 내 몸을 지켜준다고? 🤔 "어? 세균이 몸을 지켜준다고요?"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사실 우리가 생각하는 …
양치하다 칫솔에 피가 살짝 묻어 나와도 "에이, 원래 그래" 하고 넘기신 적 있으시죠? 그런데 그 잇몸 속 세균이 입안에만 머물지 않고, 혈관을 타고 심장까지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연구가 이번 주 해외 건강 매체들에서 다시 조명받고 있습니다. 지난 7월 미국심장협회(AHA)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연구인데, 주인공은 잇몸병의 대표 원인균 '포르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P. gingivalis)'입니다. 이름은 길지만, 오늘은 이 친구를 '진지발리스'라고 부르겠습니다.
연구팀은 중국 베이징 푸와이 병원 국가심혈관질환센터와 중국의학과학원·베이징협화의대 소속입니다. 이들은 판막 교체 수술에서 떼어 낸 심장판막 조직을 분석했습니다. '석회화 대동맥판막 질환(CAVS)' 환자의 판막과 다른 판막 질환 환자의 판막을 비교했더니, 진지발리스는 숫자로는 가장 많은 세균이 아니었지만 두 그룹 간 차이가 가장 크게 벌어진 세균 중 하나였습니다.
석회화 대동맥판막 질환은 심장의 '출입문'인 대동맥판막에 칼슘이 쌓여 문이 뻣뻣해지는 병입니다. 연구 저자에 따르면 노년층에서 가장 흔한 심장판막 질환으로, 65세 이상의 약 2~7%가 겪습니다. 피로, 가슴 통증, 숨참, 실신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미국심장협회는 현재 이 병의 진행을 막거나 늦추는 것으로 입증된 약이 없다고 설명합니다.
연구팀은 쥐에게 살아 있는 진지발리스를 반복해서 노출시켰습니다. 그러자 대동맥판막에 세균이 쌓이고, 판막 석회화와 대동맥판막협착 증상이 늘어났습니다. 예방적으로 항생제를 준 쥐에서는 이런 변화가 줄었습니다.
더 흥미로운 대목은 따로 있습니다. 세균이 판막 세포에서 '인터루킨-1 베타(IL-1β)'라는 염증 단백질을 켜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경로를 유전적으로 없앤 쥐에서는 세균이 있어도 석회화와 판막 증상이 크게 줄었습니다. 세균 자체보다 세균이 일으키는 '염증 불씨'가 판막을 굳히는 열쇠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흥분은 잠시 내려놓으셔야 합니다. 이 연구는 학회 초록 발표로 아직 동료 심사를 거치지 않았고, 핵심 결과는 사람이 아닌 쥐에서 확인됐습니다. 저자인 첸양 리 연구원도 "동물 실험 결과이므로 항생제가 사람의 판막 질환을 예방한다는 근거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연구팀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치과의사 역시 "잇몸병이 판막 질환을 일으킨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즉 '원인'이 아니라 '주의 깊게 볼 연결고리'입니다.
결론은 의외로 소박합니다. 리 연구원의 말을 빌리면 "핵심 메시지는 간단합니다. 구강 건강을 잘 챙기세요." 미국치주학회가 권하는 생활 수칙은 이렇습니다.
미국심장협회 관계자는 "많은 사람에게 정기적인 치과 방문이 의료 시스템과 만나는 유일한 창구"라고 말했습니다. 40대 이후라면 치과 정기검진을 '심장 검진의 예고편'쯤으로 생각하셔도 좋겠습니다.
잇몸 치료가 필요하다면 치료가 먼저입니다. 그다음 매일의 습관으로, 수천 년 전부터 그리스 사람들이 입안을 상쾌하게 하려고 씹어 온 천연 수지 '매스틱'으로 양치 시간을 조금 더 즐겁게 만들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오늘 밤 양치는 2분 더, 치실은 한 번 더. 심장이 고마워할지도 모릅니다.
참고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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